작년, '2014년 대한민국 광고대상'에서 레볼루션의 기획팀과 제작팀의 노력으로 탄생한

코카-콜라의 'Share a coke' 캠페인이 온라인과 통합마케팅, 2개 부문에서 수상을 하는 쾌거를 올렸다.

광고 제작에 참여한 스텝들에게 축하와 격려 차원에서 포상으로 당시 제작에 참여한 2명의 디자이너(고부장, 서대리)가 함께

빠듯하지만 알차게 준비한 2박 3일의 일정으로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되었다.

짧은 일정이였지만 소정의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고 온 의미있는 시간이였다.

 

 

첫째날,

8시 30분 발 이른 아침 제주항공편을 타고 나리타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반 정도.

구름 낀 어두운 하늘이 불안했는데 공항버스를 타고 첫 목적지였던

'원더 페스티벌'이 열리는 치바현으로 가는 도중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원더 페스티벌'은 해마다 겨울과 여름 2회에 걸쳐 치바에 위치한 마쿠하리 멧세 국제 전시장에서 개최되는 피규어와 모형 전시회다.

당연히 많은 콜렉터들과 덕후들로 북적였고 회장안은 그 열기로 달아올라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전시회가 제법 열리고 있는 추세지만 규모나 퀄리티 면에서 단연 비교가 불가하다.

작고 아기자기 한 것부터 크고 박력있는 피규어들과 다양한 취향의 모형들이 관람객들의 이목을 한눈에 받고 있었다.

 

2시간 남짓 짧고 아쉬운 관람을 마치고 이제 숙소가 있는 하코네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

이동거리가 멀어 생각했던 시간보다 훨씬 늦게 숙소에 도착하였다. 

예전부터 꼭 가보고 싶던 온천여관.

우리가 예약한 곳은 카이 하코네라는 하코네에 소재한 온센료칸(온천여관)이다.

일본의 젊은이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한다는 회사로 유명한 호시노 리조트가 운영하는 온천여관으로,

전통 료칸에 호텔의 현대적 서비스가 더해진 럭셔리 료칸을 표방한다.

늦은 시간에 도착해서 석식 시간을 못맞출 뻔했는데 다행이 가능한 시간 안에 도착하였다.

놓쳤으면 땅을 치고 후회할만한 정말 화려하고 환상적인 카이세키 요리에 연신 감동의 리액션이 터져나왔다.

그야말로 하루 동안의 지친 피로감을 싹 잊어버릴 정도로 눈과 혀를 사로잡는 미식의 향연이다.

생소한 요리들도 많았지만 일식에 조금 길들여져 있는 사람이라면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이였다.

 

마지막에는 처음 방문을 환영한다며 쉐프가 특별히 만들어준 디저트도 추가로 나왔다.

행복한 식사를 하고 나니 기분이 무척 업되었다. 그 기분으로 숙소로 옮기니 고즈넉한 료칸의 매력에 흠뻑 빠져 더욱 업되었다.

일본의 드라마나 애니를 보면 항상 료칸으로 여행을 가는 에피소드가 빠짐없이 등장하는데,

료칸은 일본사람들에게도 최상의 휴양지인 듯 하다.

 

일단 공간은 보통 시내의 비지니스 호텔의 4배 가량 되고, 곳곳에 섬세한 일본의 정취가 느껴지는 소품들로 인테리어가 되어있고,

전통적인 공간에 불편함 없는 현대식 용품들이 마련되어 있다. 

전시회장을 누비면서 쌓였던 피로감과 늦은 시간에 숙소로 도착한 탓인지 첫날 일정은 이렇게 마감하고야 말았다.

 

 

둘째날 늦잠자버릴 우려완 달리 아침 8시부터 일찌감치 외출 준비가 시작되였다.

어제의 감동적인 식사 때문인지 한껏 기대를 하고 조식 식당으로 향했다.

아침식사는 소박한 일본 가정식인데 이마저도 감동스럽다.

평소 아침을 거르던 서대리도 밥공기를 깔끔히 비우며 연신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어제는 비, 오늘은 눈 다양한 날씨가 우리를 반기고 있는 것인지 방해를 하고 있는 것이지 모르겠지만

우리 둘다 날씨 따위엔 무심하게 반응하며 오늘의 일정을 머리속에 정리하고 있는 듯 했다.

오늘은 각자의 시간을 갖기로 하고 둘 다 다시 도쿄 시내로 이동하였다.

도쿄역에서 헤어진 나는 오다이바로 향했고, 좀 더 비밀스럽고 개인적인 서대리의 행선지는 지금까지도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전해듣질 못했다.

도쿄에서 오다이바로 향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유리카모메를 이용하는 방법이 많이 소개되고 있지만,

JR선과 연결되어 있는 린카이센을 이용하면 빠르고 저렴하게 오다이바로 이동할 수 있다.

물론 처음 오다이바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유리카모메를 이용하는 편이 훨씬 즐거울 것이다.

도쿄텔레포트역에서 하차하자마자 가까이에 다이버시티가 보인다.

월요일 정오쯤이라 비교적 한산한 편인데 다이버시티에 우람차게 서있는 건담 근처에는 관광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1:60, 1:100 등의 프라모델 건담을 조립할 때도 감탄을 많이 하곤 했는데

정말 디테일하게 재현해 놓은 1:1 사이즈의 건담을 보니 정말 로봇과 애니메이션의 나라답다.

점심은 아쿠아시티 5층에 있는 라멘 테마파크 '라멘국기관'에서 라멘을 먹어보았다.

이곳은 전국의 내놓으라하는 라멘맛집 점포가 6개 운영되며 정기적으로 교체된다고 한다.

혼자서 한 종류만 맛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좀 아쉽다.

식후 가볍게 세가의 게임테마파크 '조이폴리스'에서 시간을 보냈다.

인상 깊은 어트렉션은 '살아있는 인형의 방'이라는 제목이 붙은 입체음향공포체험실 같은 곳이다.

칠흑같은 어두운 방에서 입체음향 헤드폰을 끼고 소리로만 짜여진 이야기를 듣는 어트렉션인데,

무슨 말인지 못알아들어도 공포감은 엄청나다. 차라리 못알아들어서 다행일지도...

담력 좋은 사람은 꼭 한번 도전해보시길...

무엇보다 조이폴리스의 센스가 돋보이는 곳은 바로 화장실이다. 

화장실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되어 있기 때문이다.

소변기에 과녁 표시가 있고 사람이 앞에 서면 센스가 작동해

얼굴 위치에 있는 모니터에 오줌 싸는 꼬마 분수(벨기에에 있는...) 캐릭터가 등장하고 게임이 스타트된다.

말그대로 오줌빨로 과녁을 맞춰서 포인트를 얻는 캐주얼 게임인데

화장실이라는 공간마저 게임을 즐기게 만들어 놓은 세가의 깨알 센스가 돋보인다.

문득 궁금해지는 것은 "그렇다면 여자화장실에는...?!?!"

레인보우브릿지가 보이는 산책로를 돌며 홀로 시간을 보내다 약속시간이 임박해 도쿄역으로 돌아가 서대리를 만났다.

환전해온 돈이 생각보다 부족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신칸센을 포기하고,

저렴하고 천천히 오다와라로 이동하는 교통편을 이용했지만 이게 악수로 작용하고야 말았다.

석식 예정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하게 될 상황이였는데, 이마저도 더 늦게 도착할 안좋은 일이 겹쳤다.

우리가 이동할 방향쪽에서 열차사고인지, 건널목사고인지 모를 인명사고가 일어나서 타고 있던 열차가 운행정지가 되어버린 것이다.

버스로 갈아타고 어렵사리 숙소에 도착해보니 10시가 넘은 시간이였고,

역시나 시간이 늦은 관계로 석식을 이용할 수 없다는 청천벽력같은 안내를 받고야 말았다.

카이세키 정식은 오니기리와 간단한 디저트로 대체되었고 그것과 함께 시내에서 사온 맥주와 안주꺼리들로 눈물을 머금고 저녁을 떼웠다.

둘째날이자 마지막 밤 가벼운 취기에서 온천탕을 즐기고 나니 방에 돌아오자 마자 넉아웃.

그렇게 둘째날이 마감되었다.

 

 

마지막 날은 공항으로 재시간에 돌아가야 하는 날이기에 무겁고 피곤한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 체크아웃 준비를 하였다.

기분좋은 조식을 마치고 커피를 한잔 하는 동안 택시가 도착하였다.

좋은 인상이 많이 남아있고, 일정도 짧았어서 그런지 택시에 몸을 실기가 너무 아쉬웠다.

도쿄에서 가볍게 점심을 먹고 나리타 공항으로 이동하여 지루한 대기시간을 보내곤 한국으로 돌아왔다.

 

몇년전 원전사고가 있어 그간 여행하지 않은 나라이긴 했지만,

역시나 선진국 다운 면모와 독특한 문화를 가져서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은 나라였다.

료칸과 같은 이색적인 숙박문화를 가지고 있고,

눈, 코, 입, 마음까지 사로잡는 정성스럽고, 세심하게 차려내는 다과나 요리등의 음식문화도 매력적이였으며,

다양한 취향이 존중 받고, 마음껏 자신만의 취미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져있는 환경도 부러운 면이다.

 

그나저나 조이폴리스 남자화장실 소변기를 게임으로 바꿔놓은 아이디어는 광고에 응용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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